마음을 움직이는 선물

                                             - 나는 유머러스한 엄마가 참 좋다 -

어문학부 2010260149 정다혜

 

 

  웃음을 주는 사람이 좋다. 단순히 재미있어서가 아니다. 그들의 삶엔 여유가 넘쳐 함께 있으면 편안하기 때문이다. 또한 매사에 긍정적이라 억지로 불평, 불만을 들어줄 필요도 없다. 나에게 웃음을 주는 사람들, 그 중에서도 나와 가장 가까운 한 사람이 있다. 바로 나의 엄마이다.

 

  엄마는 잠시 세일즈 일을 한 적이 있었다. 워낙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하다보니 인연이 닿아 시작한 일이었다. 일이라곤 해도 어린 내 눈엔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 엄마는 여느 때와 같이 사람들을 만나 즐겁게 이야기를 나눌 뿐이었다. 하지만 엄마는 한 달 만에 전국 판매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숫자가 싫어서 사는 사람에게 계산을 대신 맡겼다'며 호탕하게 웃던 엄마. 그런 엄마의 허술한 점이 오히려 사람들의 마음을 열지 않았나 싶다. 또한 엄마는 팔 물건에 대해선 먼저 말을 꺼내지 않았다. 그냥 친한 친구 만나듯이 같이 수다 떨고 밥 먹는 게 다였다. 그렇게 친해지고 나면 상대방이 먼저 물건에 관심을 보였다. 이처럼 엄마는 엄마만의 방식으로 세일즈를 했다. 그런데 그 '엄마 식의 세일즈'라는 게 알고 보니 ’유머 경영‘과 닮아있었다. 유머로 상대방의 마음을 먼저 열어야 물건도 팔 수 있다는 것이다.

 

  엄마는 처녀 시절 피아노 학원을 운영하면서 이를 깨달았다. 유머를 통해 다가갔기 때문에 아이들이 엄마를 좋아하고 잘 따랐다. 다른 학원은 빠져도 피아노 학원만큼은 빠지지 않을 정도였다. 그렇게 점차 입소문을 타고 학원생들이 늘어났다. 이렇듯 사람을 대하는 일에 있어선 서로 간의 소통이 필요하다. 이 소통함에 있어 마음 문을 열어주는 열쇠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유머'가 아닐까.

 

  엄마에겐 음악을 좀 더 제대로 배우겠다는 욕심이 있었다. 생각한 대로 실행에 옮기는 엄마답게 동주대 실용음악과에 입학했고, 작년에 졸업장을 받았다. 나는 처음에 엄마가 다시 대학 공부를 한다고 해서 놀랐다. 하지만 더 놀랐던 건 엄마가 대학생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것이었다. 그냥 잘 지내는 정도가 아니었다. 전화로 개인적인 상담을 요청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심지어 엄마는 엠티도 참여했다. 그리고 특유의 유쾌한 입담을 발휘하여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나는 그런 엄마가 대단해 보였다. 유머러스한 엄마는 어느 누구와도 어려움 없이 금세 친해질 수 있었다. 거기다 진지하게 고민까지 들어주니 더욱 더 마음이 잘 통했다.

 

  그런 엄마 덕분에 우리 가족은 웃을 일이 많았다. 특히 엄마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사람은 아빠였다. 아빠는 엄마와 결혼할 당시 매우 점잖고 무뚝뚝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엄마가 묻는 질문에 단답형으로만 대답했다고 한다. 그런 아빠가 변해도 너무 변했다. 오히려 요즘엔 아빠가 엄마보다 농담을 더 많이 한다. 노래방에 가면 으레 아빠가 먼저 분위기를 살린다. 정말 날이 갈수록 아빠가 엄마를 닮아가는 것 같다. 그런 아빠를 보고 있으면 모든 사람에게는 내재된 유머감각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단지 그 숨어있는 유머감각을 일깨울 계기가 필요한 뿐이다. 아빠에게는 그 계기가 바로 엄마였다.

 

  하지만 나는 유머가 넘치는 엄마를 처음부터 좋아한 것은 아니었다. 자기중심적인 나는 사람을 정말 좋아하는 엄마를 이해하지 못했다. 누구에게든 친절하고 남을 배려하는 엄마가 가끔 답답할 때도 있었다. 웃음이 많고 실없는 소리를 하는 엄마가 싫기도 했다. 하지만 세상을 살아가면 살아갈수록 나보단 엄마 같은 사람들이 훨씬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걸 느꼈다. 내가 남의 도움을 받지 않고 혼자 살아가겠다고 안간힘을 쓴다 하더라도, 인생은 결코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유머'는 마음을 움직이는 특별한 선물이다. 이제는 내 안의 숨겨진 선물 보따리를 풀어보려 한다. 보다 더 많이 웃을 줄 알고 유머를 나눌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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